환자는 5일 전부터 발열, 오한이 시작되었으나 감기약을 먹고 지내던 중 발열, 오한과 더불어 호흡곤란이 심해져 경희의료원 응급실에 왔습니다. 촬영한 흉부엑스선에서 양측 하엽에 약간의 미만성 폐침윤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오후 3시쯤 제가 인계 받을 당시 환자는 호흡곤란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고 호흡수도 빨라져서 그날 저녁 11시쯤 중환자실로 이송되었습니다. 다시 촬영한 흉부엑스선에서는 미만성폐침윤이 전폐야로 확대되며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고 저산소혈증도 더 심해져 결국 새벽 2시쯤 기관 내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달게 되었습니다. 당시 내과전공의 1년차, 그것도 호흡기내과근무를 시작한지 십여일 밖에 되지 않았던 역자는 기계환기 치료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곤히 잠들 시각이지만 2년차 선배를 깨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후 눈을 반쯤 감은 채 나타난 2년차는 기계환기 setting을 도와주면서 "이런 것도 모르냐"라고 핀잔을 주었고 새벽 2시 곤히 잘 때 잠을 깨운 나에게 "환자 잘 봐라, 이 환자 죽이면 혼난다"라고 겁(?)을 주며 당직실로 돌아갔습니다. 이 후 환자상태를 관찰하고 ABGA 및 여러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인공호흡기의 조정과 order변경으로 그날 밤을 새하얗게 보내며 생각하고 또 고민하였습니다. 나중에 환자는 렙토스피라폐렴에 의한 ARDS임이 확인되었고 다행히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여 무사히 퇴원하였습니다. 이제는 60세를 넘겨 할아버지가 된 이 환자는 지금도 가끔씩 경희의료원 외래를 다니고 있습니다. 당시 퇴원하면서 환자는 저에게 앞쪽 사진의 시계를 촌지(?)로 주었고 이때 호흡기내과의 매력을 맛본 저는 이 환자를 계기로 지금도 호흡기내과를 전공하며 인공호흡기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이용해서 기계환기를 시작하고 이탈할 때까지는 참으로 많은 변화가 환자에게 일어나게 됩니다. 이 책은 이 과정에서 의사, 간호사등 의료진들이 알아야 할 기계환기의 기초적인 내용을 쉽게, 간단히 설명한 기계환기 입문서 입니다. 아마도 20여년 전 긴밤을 지새우면서 고민했던 1년차 시절 이런 책이 있었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감히 감수, 번역하였습니다. 이 작은 책을 통해 학생, 전공의, 간호사들이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기계환기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이 없겠습니다. 

 
경희의료원 호흡기내과
박명재

 

-   목  차  -

 

PART 1 인공호흡기의 구조  - 「인공호흡기를 달자」라는 말을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1

알기 쉬운 인공호흡기 회로 2

인공호흡기 본체의 명칭 6

인공호흡기의 조립 방법 8


 

PART 2 기본적 기계환기 양식 -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19

환기모드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지식 20

환기모드의 의미: 대표적인 네 가지 환기모드 22

환기모드 설정의 왕도 44

인공호흡기의 그래픽 모니터 50


PART 3 기계환기 치료의 급소  57

이탈(weaning) 58

기관 내 삽관튜브의 발관 순서와 관리 62

기계환기 치료의 기록방법 64
PART 4 알람 대응 매뉴얼 - 이런 알람에는 이렇게 대응 67

무호흡 69

기도압 70

환기량 72

호흡수 상한 73

전원·산소·압축공기 74


PART 5 기계환기 시 간호관리법  75

기관 내 삽관이 필요한 경우 76

기관흡인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 92

구강치료의 효과적인 방법 98

진정·진통 방법 102


PART 6 기계환기 치료에 자주 나오는 용어 - 이 정도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안심 107

꼭 알아야 하는 용어 108

환기 모드에서 알아야 하는 용어 115

색인 119